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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한전석 요리 진행 순서 방법

여행자와식객 2019. 3. 13. 00:41

만한전석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만한전석에서 모든 요리는 한 셋트씩 정해진 순서에 따라 나온다.



연회는 하루 두 번씩 사흘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고 한 차례는 네 개의 셋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 셋트 마다 주된 요리하나에 네 개의 보조요리가 딸려 나왔다. 그러므로 한차례에는 20여 가지의 주요리와 보조요리가 나오게 되며 여기에 찬음식, 건과류, 꿀전병(蜜餞), 간단한 음식(點心), 과일까지를 합치면 모두 3, 40가지나 되므로 사흘에 걸친 연회에는 모두 180가지의 요리가 나오게 된다.

이와 같이 한 개의 주요리에 네 개의 보조요리로 구성되는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즉 ‘모든 별이 하나의 달을 에워싼다(衆星捧月)’는 뜻에서 하나의 황제를 여러 신하가 모시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니, 음식에까지 진하게 배어있는 왕권의 절대성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왕실에 경사가 있거나 특별한 국가적 행사로서 만한전석이 거행되면 초대를 받은 신하들로서는 여간한 기쁨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만한전석에 내놓는 요리들이 아무때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즈음 상당수 민주국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가원수 앞이라 하여 황공한 나머지 차려진 음식도 못 먹을 정도로 근엄한 자리도 아니다. 적어도 중국의 궁궐에서는 음식상을 앞에 놓고까지 얌전을 빼는 것은 중국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손님이 연회장에 들어오면 겉옷을 벗고 얼굴을 씻은 다음, 차를 마시면서 간단한 띠엔신(點心)을 먹는데 이것을 도봉(到奉)이라고 한다.

도봉이 끝나면 다시 차를 마시고 호도 따위를 먹으면서 대화를 즐기는데 이때는 시를 읊조리기도 하고 주위에 걸려 있는 그림을 감상하기도 한다.

곳곳에 온갖 과일과 볶은 은행알, 말린 리지(광동 사투리로는 라이찌), 연꽃씨 따위가 놓여 있다. 이때를 대상(對相)이라고 한다.

손님들이 자리에 앉으면 먼저 과일을 썰어 올리고 찬고기 안주와 함께 술을 올리는데 술은 여러 종류가 준비되어 있어 각자 취향대로 마실 수 있지만 대개는 알코올 도수가 약하고 부드러운 소흥주(紹興酒), 그중에서도 화조(花雕, 후아탸오)를 마셨다고 한다. 계속하여 찬 고기요리 모듬과 더운고기 요리를 안주로 하여 술을 마신다. 이때는 보통 손가락을 내밀며 숫자 맞추기 내기(酒令)를 하여 틀린 사람이 벌주를 마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네 번째 상까지 끝나면 다섯 번째 상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밥, 죽, 탕이 중심이다. 이마져 끝나면 조그만 은접시에 이쑤시개, 빈랑나무 열매 따위가 나온다. 다시 한번 얼굴과 손을 씻고 나면 연회가 끝나는데 여기까지를 빈수(檳水)라고 한다.

이같은 식으로 점심과 저녁, 그리고 밤에 걸쳐 하루 코스로 끝내기도 하고 하루 두 번씩 사흘에 걸쳐 진행하기도 하였다.